빗소리에 눈을 떴을 때 제일 먼저든 생각은 사장님 동생 차에 두고 내린 하나뿐인 우산. 평소보다 한시간 일찍 일어났지만 학교에 비를 쫄딱 맞고 가느니 차라리 가지말자...... 그래도 학생의 신분인지라 솟구쳐 오르는 배움의 욕구를 참지 못하고 뛰쳐나가 투데이 25시를 지나 패미리마트에서 싸구려(말이 싸구려지 조낸비싸) 비닐우산을 샀다. 싼게 비지떡이라고 우산이 뭐 이리작아!! 모자냐!! 옷도 축축 마음도 축축 수업 분위기도 축축처지고, 마약과도 같은 졸음과 싸워 지옥같은 학교를 벗어나 집에 왔는데 이건 왠 구리구리한 냄새?? 미친척하고 이불빨래를 감행, 얇은이불 하나는 세탁기에 돌리고 나머지는 화장실에 던져 넣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질러버렸어. 그래 내가 생각이 짧았다.
하지만 이미 빨래는 돌아가고 화장실 바닥에 이불은 젖어있고, 에이 몰라 될 대로 되라지...화장실 배수구를 막고 물을 채워넣는다. 이불을 적셔 세제를 풀고 맨발로 꾸욱꾸욱 밟는다. 힘들다 젠장...날이 축축해서 땀이흐른다. 일단 빨래중지. 물을 빼내고 이불을 한쪽으로 치운다음 옷을 벗고 샤워를 한다. 그리고 그상태로 빨래 재개. 이거 기분이 묘한걸? 아무튼 빨래와 샤워를 다 마치고 이불을 널었을 때 나는 미처 알지 못했지... 방바닥에 흐르는 이불의 눈물을... 무겁고 두꺼워서 물기를 꽉 짜지 못했던게 이런 사태를 불러올 줄이야.덕분에 방바닥 물청소도 하고 깔끔하긴 하네. 오늘은 맨바닥에 신문지하나 덮고 자는거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니까.